《금융의 미래(The Future of Finance)》는 글로벌 경제 예측가 제이슨 솅커(Jason Schenker)가 기술, 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ESG(지속가능경영) 등의 변화를 중심으로 ‘금융의 다음 단계’를 전망한 책이다. 그는 경제의 패러다임이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전통 금융기관이 인공지능과 디지털 인프라를 얼마나 빠르게 수용하느냐가 향후 생존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단순히 금융의 변화에 대한 예측이 아니라, ‘기술혁신이 어떻게 돈의 개념 자체를 바꾸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1. AI와 데이터 혁명이 만든 금융의 재편
제이슨 솅커는 금융의 핵심을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로 정의한다. 과거 금융산업의 경쟁력은 정보 접근성에 달려 있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보의 독점이 사라지고 분석 능력이 금융의 핵심 역량으로 대체되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결합하면서 금융시장은 예측 가능성과 자동화 수준이 비약적으로 높아졌다. AI 트레이딩 알고리즘은 이미 초단위로 시장 변동을 감지하고 대응한다. 데이터 분석 모델은 기업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뉴스, SNS, 심리 데이터를 결합해 투자 의사결정을 보조한다. 이런 기술적 전환은 금융업을 단순한 ‘자본의 관리’에서 ‘데이터의 해석’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제이슨 솅커는 “AI가 단순히 금융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금융의 본질을 재정의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는 또한 데이터가 자산으로 인식되는 현상을 ‘데이터 금융(Data Finance)’의 등장으로 설명한다. 과거 기업의 가치는 유형자산에 의해 평가되었지만, 오늘날은 데이터의 양과 질, 분석 역량이 기업 가치를 좌우한다. 금융기관 역시 데이터 처리와 보안 역량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솅커는 “앞으로 금융회사의 가치는 보유한 데이터의 신뢰성과 해석 능력으로 측정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그는 AI와 금융의 결합이 인간의 판단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 본다. 그는 “AI는 인간의 직관을 이길 수 없지만, 인간의 편향을 보완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금융 의사결정의 본질은 기술과 인간의 협력에 있다고 강조한다.
2.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 화폐의 개념이 바뀌다
《금융의 미래》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이다. 솅커는 블록체인을 “신뢰를 기술로 대체한 혁명”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금융은 중앙집중형 신뢰 시스템에 의존했다. 은행, 정부, 결제기관이 거래의 진위와 안전성을 보증했다. 그러나 블록체인은 분산원장을 통해 제삼자의 개입 없이 신뢰를 확보한다. 이 기술은 금융의 탈중앙화를 가능하게 만들었고,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뿐 아니라 공급망, 공공행정, 자산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그는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투기 수단이 아니라 ‘금융의 새로운 언어’라고 말한다. 디지털 토큰, NFT, 스테이블코인 등은 자산의 소유, 교환, 가치 저장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CBDC)는 화폐정책의 실시간 관리와 국제 금융질서의 변화를 이끌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솅커는 “CBDC는 금융의 인터넷화이며, 돈이 데이터가 되는 순간 금융은 완전히 다른 질서로 진입한다”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그는 기술 낙관주의에 경계도 보인다. 블록체인이 완벽한 투명성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익명성과 규제의 한계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이 신뢰를 보장할 수는 있지만, 책임을 대신할 수는 없다”라고 경고한다. 결국 금융의 미래는 기술적 혁신과 제도적 균형이 조화를 이루는 방향에서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3. ESG와 지속가능 금융 — 이윤을 넘어선 가치의 시대
솅커는 금융의 중심축이 단순한 수익률에서 ‘가치 중심(Value-based)’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는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니라, 금융의 미래 경쟁력이 되는 새로운 표준이다. 투자자와 기관은 이제 단기 이익보다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경영을 중시한다. 솅커는 이를 “가치와 자본이 결합하는 시대의 도래”라고 표현한다. 그는 특히 ‘기후 금융(Climate Finance)’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탄소배출권, 재생에너지 채권, 친환경 인프라 펀드 등은 향후 금융시장의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그는 “기후 변화는 더 이상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의 문제다”라고 단언한다. 이미 글로벌 자본 시장은 ESG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기업을 점점 배제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으며, 이는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ESG는 또한 금융기관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에도 변화를 요구한다. 투자 판단에서 윤리적 리스크를 평가하고, 사회적 영향을 정량화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솅커는 “금융이 이윤만을 추구하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 금융은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설계하는 엔진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4. 불확실성의 시대 — 금융 예측의 새로운 패러다임
《금융의 미래》는 금융의 본질을 ‘불확실성 관리’로 본다. 그는 2020년대 이후의 글로벌 금융 환경을 ‘예측 불가능성의 확대’로 정의한다. 팬데믹, 지정학적 분쟁, 공급망 위기, 인공지능의 급성장 등 복합적 변수들이 동시에 작동하며 경제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이때 금융의 역할은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니라, 리스크를 읽고 대응하는 ‘정보 기반의 복원력(resilience)’ 구축이다.
제이슨 솅커는 미래 금융인의 핵심 역량으로 ‘적응력(adaptability)’과 ‘데이터 해석력(analytical literacy)’을 제시한다. 그는 “예측은 완벽할 수 없지만, 준비는 완벽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변화의 속도보다 방향을 읽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미래의 금융 성공은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빠른 대응’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금융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규제환경을 요구한다고 지적한다. 사이버 보안, 데이터 독점, 알고리즘 편향 등은 단순히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금융 안정성의 핵심 리스크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각국 정부와 금융당국은 혁신과 규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해야 하며, 이를 실패할 경우 디지털 금융의 불신과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결론: 기술이 바꾸는 금융, 인간이 이끄는 방향
《금융의 미래》는 금융의 중심이 기술로 이동하는 시대에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제이슨 솅커는 “기술은 금융의 속도를 바꿀 수 있지만, 방향은 인간이 정한다”라고 말한다. 금융의 진정한 혁신은 기술의 진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인간 중심의 가치로 통합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금융의 본질을 ‘신뢰’로 본다. 기술은 신뢰를 자동화할 수 있지만, 신뢰를 창조할 수는 없다. 결국 금융의 미래는 인간의 윤리와 판단이 기술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시장을 예측하고 블록체인이 거래를 보증해도, 금융의 최종 목적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다.《금융의 미래》는 단순히 금융의 변화 예측서가 아니라, 기술 시대의 인간적 금융철학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빠른 변화보다 올바른 방향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의 지속가능한 금융 전략을 모색한다. 솅커는 우리에게 묻는다. “기술은 준비되어 있다. 이제 인간은 준비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