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 앤 테이크(Give and Take)'는 조직심리학자 아담 그랜트(Adam Grant)의 대표작으로, 인간관계를 구성하는 심리적 역학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사람을 크게 기버(Giver), 테이커(Taker), 매처(Matcher)로 분류하면서 각 유형이 개인의 성공, 조직의 성과, 사회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 계발서가 아니라, 수년간의 연구와 사례 분석을 통해 인간관계에서 성공하는 전략을 소개하는 심층 심리서입니다. 특히 관계의 본질과 장기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성공 방식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글에서는 세 가지 유형 각각의 정의, 장단점, 실제 사회에서의 작용 방식을 깊이 있게 다뤄보고,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 봅니다.
기버(Giver)란 누구인가?
기버는 기본적으로 '주는 사람'입니다. 이들은 타인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주저 없이 손을 내밉니다. 조직에서는 동료의 성장을 돕고, 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유형으로 나타납니다. 아담 그랜트는 기버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조직 내에서 최하위 성과자와 최상위 성과자에 모두 존재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왜냐하면 기버가 단순히 '무조건 베푸는 사람'이 아니라, 전략적 사고를 겸비했을 때 최고의 성과를 낸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기버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높은 신뢰를 형성할 수 있어 장기적 관계에서 유리합니다. 둘째, 협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구성원 간의 연결고리가 됩니다. 셋째,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진정성 있는 리더십이 조직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반면 단점도 존재합니다. 기버는 자신의 자원을 타인을 위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소진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경계심 없이 모든 사람에게 베푸는 경우, 테이커와 같은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착취당하기 쉽습니다.
전략적 기버는 이러한 리스크를 인식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주되 자신도 회복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해 두는 방식으로 행동합니다. 이는 '선택적 베풂'이라는 개념으로 설명됩니다. 예를 들어, 도움이 진정 필요한 사람에게는 기꺼이 나누되, 반복적으로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거리를 둡니다. 실제로 성공한 많은 리더와 창업자들이 기버 성향을 지녔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단, 그들은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닌 전략적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사회적 신뢰와 성과를 동시에 얻어냅니다. 기버는 이타심과 실용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있습니다.
테이커(Taker)의 성공 방식
테이커는 인간관계에서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받고, 가능한 한 적게 주려는 전략을 취합니다. 표면적으로는 매력적이고 유능해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기 쉽습니다. 테이커는 목표 달성을 위해 타인을 도구로 삼는 경향이 있으며, 단기적인 성공을 추구합니다. 이는 때때로 성과 지표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만, 공동체나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분열과 불신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테이커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성과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필요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끌어모으며, 경쟁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주변의 피로감과 불신을 쌓아갑니다. 특히 팀 기반의 업무 환경에서는 협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결과적으로는 자신이 소외되는 상황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 아담 그랜트는 테이커가 종종 '위장된 기버'의 모습으로 자신을 포장한다고 말합니다. 겉으로는 친절하고 도움이 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위장된 테이커들이 일시적으로 리더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구성원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진짜 의도를 파악하고, 결국 신뢰를 철회하게 됩니다. 신뢰는 회복하기 어려운 자산이기에 한 번 잃으면 되돌리기 힘듭니다. 테이커는 단기적으로는 승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습니다. 조직이 테이커 중심의 문화를 방치할 경우, 내부 경쟁이 격화되고, 구성원 간 협력 의지가 약화됩니다. 이는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며, 조직 전반의 신뢰 문화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은 물론 조직 차원에서도 테이커의 태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합니다.
매처(Matcher)의 전략적 균형
매처는 인간관계에서 공정성과 균형을 중시하는 유형입니다. 이들은 ‘주는 만큼 받는다’는 사고방식을 바탕으로 행동하며, 자신이 준 만큼 반드시 돌려받기를 기대합니다. 기버처럼 일방적으로 베푸는 것도, 테이커처럼 일방적으로 받는 것도 지양합니다. 매처는 주고받는 관계에서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며, 철저히 균형 있는 관계를 추구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태도를 바꾸기도 하며, 인간관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 능숙합니다.
매처의 가장 큰 장점은 실리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들은 자신이 제공한 가치에 대해 반드시 보상이 뒤따르기를 원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관계를 재정립합니다. 이러한 태도는 손해를 최소화하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매처는 조직 내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테이커의 이기적인 행동을 경계하고, 기버의 선의를 지지함으로써 조직 전체의 윤리 기준을 유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랜트는 이들을 '정의의 심판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매처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지나치게 계산적인 태도는 인간관계에서 진정성을 느끼기 어렵게 만들 수 있으며, 상대에게 ‘조건부 관계’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는 깊은 유대나 신뢰를 형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진정한 기버와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매처의 계산적인 태도가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처가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정성뿐 아니라 유연함과 감정적 이해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기버처럼 손해를 감수하고 먼저 다가가는 용기와, 테이커처럼 상황 판단에 따라 결단하는 전략이 함께 요구됩니다. 매처는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진정한 신뢰는 균형뿐 아니라 ‘관심과 진심’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론
‘기브 앤 테이크’는 우리가 어떤 인간관계를 선택하고,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기버, 테이커, 매처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어느 하나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황을 인식하고, 전략적으로 자신의 행동 유형을 조절하는 능력입니다. 기버는 전략적으로 베풀고, 테이커는 진정성을 갖추며, 매처는 감정적 유연성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 자각하고, 더 나은 인간관계를 위한 통찰과 실천을 이어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