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영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자 연작소설로, 제10회 젊은 작가상 대상 수상작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을 비롯해 총 4편의 중단편을 수록한 작품이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성소수자 청년들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자아 찾기의 여정을 솔직하고 담대하게 그려낸 의미 있는 작품이다. 자유분방한 젊은 세대의 사랑과 이별을 경쾌하고 깊이 있게 그려낸 퀴어 문학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기존 문학계에서 소외되었던 목소리들을 당당하게 전면에 내세운다. 특히 대도시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관계와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고 현실적으로 포착해 낸 작가의 시선이 인상적이다. 클럽에서 진탕 취하는 일이 다반사고, 팔리지도 않는 연극 프로그램북을 파는 일을 하며, 쓰레기 같은 글을 끼적이면서 지내는 인물들의 일상이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애틋하게 그려진다. 이 작품이 독자들에게 주는 가장 큰 감동은 사랑하는 마음의 보편성과 동시에 그것이 처한 현실적 제약 사이의 긴장을 진솔하게 드러낸다는 점이다. 박상영 작가는 화려하고 복잡한 서술 기교보다는 담백하고 직설적인 문체로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연작소설의 구성과 주제의식
『대도시의 사랑법』은 네 편의 연작소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작품이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전체적인 서사를 완성한다. 「재희」, 「우럭 한점 우주의 맛」,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 등의 작품들은 모두 '영'이라는 화자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그의 다양한 만남과 이별의 경험을 통해 현대 청년들의 사랑과 관계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을 탐구한다. 특히 표제작인 「대도시의 사랑법」에서는 주인공이 HIV 감염이라는 현실적 문제를 안고 살아가면서도 사랑에 대한 갈망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 비극을 다루는 것을 넘어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는 용기 있는 서사로 읽힌다. 각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저마다의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연결을 포기하지 않는다. 작가는 이들의 관계를 통해 사랑이란 것이 단순히 로맨틱한 감정만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 그리고 때로는 아파하면서도 함께하려는 의지임을 보여준다. 연작소설의 형식은 독자들로 하여금 같은 인물의 다른 시점에서의 경험을 통해 그의 성장과 변화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만든다. 또한 각 편마다 다른 상대방과의 관계를 다룸으로써 사랑의 다양한 양상과 그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구성은 독자들이 특정한 관계나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사랑 자체의 본질에 대해 더 깊이 사고할 수 있게 도와준다. 작가의 주제의식은 명확하면서도 강렬하다.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그것이 전부가 아닌 한 인간의 복합적인 면모를 균형 있게 그려내는 것, 그리고 사랑과 관계에서 벌어지는 솔직한 감정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문학적 성취와 사회적 의미
2019년 제10회 젊은 작가상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문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먼저 문학적 측면에서 박상영 작가의 문체는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이다. 불필요한 수사나 과장된 표현 없이도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일상 대화를 통해 인물들의 성격과 관계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기법이 인상적이다. 젊은 세대의 언어와 문화를 정확히 포착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강한 몰입감을 느끼게 만든다. 또한 도시적 감성과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을 배경으로 한 서사는 기존의 전통적인 문학과는 다른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회적 의미에서 이 작품은 한국 문학계에서 퀴어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할 수 있다. 성소수자의 경험을 단순히 고통이나 아픔의 관점에서만 다루지 않고, 그들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랑하고 상처받고 성장하는 보편적 존재임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의 차별적 시선에 대한 강력한 반박이자 사회적 인식 변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또한 현대 청년들이 겪는 경제적 불안정, 불안정한 일자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의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아있어, 세대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작품 속 인물들이 보여주는 솔직함과 담대함은 독자들에게 용기를 준다.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는 의지, 상처받을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려는 용기, 그리고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등은 많은 청년 독자들에게 위로와 격려가 된다. 특히 소수자로서의 경험을 다루면서도 피해의식이나 자기 연민에 빠지지 않고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점이 이 작품의 큰 미덕이다. 이러한 태도는 문학이 단순히 현실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대 독자들에게 주는 메시지
『대도시의 사랑법』이 현대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복합적이면서도 명확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의 보편성에 대한 인정이다. 성별이나 성적 지향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라는 것, 그리고 그 사랑의 형태가 다를 뿐 본질적으로는 모두 동일한 감정이라는 점을 작가는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이는 독자들로 하여금 타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리고 더 포용적인 시각을 갖도록 이끈다. 두 번째로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삶의 지혜에 대한 메시지다. 작품 속 인물들은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면서도 현실적인 제약들을 외면하지 않는다.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편견, 개인적 한계 등을 인정하면서도 그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현실적 접근은 독자들에게 실현 가능한 희망을 제시한다. 세 번째는 소통의 중요성이다. 작품 속에서 많은 갈등과 오해는 서로 간의 진솔한 대화 부족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작가는 반복해서 강조한다. 이는 현대 사회의 소통 부재 문제에 대한 중요한 제언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자기 긍정의 메시지를 전한다. 완벽하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에 휘둘리지 않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특히 젊은 독자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재의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 나가는 용기를 준다. 작가 박상영은 이 작품을 통해 문학이 단순한 오락이나 위안을 넘어서 사회 변화와 개인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의 솔직하고 담대한 목소리는 앞으로도 많은 독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