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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진, 달까지 가자 : 청춘들의 솔직하고 깊이 있는 성장 보고서

by 토끼러버 2025. 9. 26.

장류진 작가는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이 시대 젊은 세대의 불안정한 노동 환경과 미묘한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큰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의 첫 장편소설 『달까지 가자』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월급만으로는 답이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들이 인생 역전을 꿈꾸며 위험한 베팅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흥미로운 사건 전개를 넘어, 이 시대 젊은이들이 느끼는 좌절감,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희미한 희망을 날카롭고도 따뜻하게 포착합니다. 이 글은 『달까지 가자』가 왜 지금의 청춘들에게 가장 솔직한 위로이자 통렬한 현실 비판인지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장류진 작가의 달까지 가자

'달'을 향한 베팅: 절망적 현실 속 유일한 탈출구

소설의 주인공들은 불안정한 'N포 세대'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정규직의 안정된 미래는 꿈꿀 수 없고,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을 전전하며 월세와 생활비를 겨우 충당하는 삶. 이들에게 '달까지 가자'는 단순히 관용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이들의 절망적이고 답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 번쯤 '인생을 건 베팅'을 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저 멀리 있는 이상향을 상징합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친구의 제안으로 위험한 투자 프로젝트에 뛰어드는 주인공 '차성준'이 있습니다. 그는 그가 속한 세대가 겪는 고질적인 문제를 모두 끌어안고 있습니다. 불안한 미래, 무기력, 그리고 삶의 주도권을 잃어버린 듯한 상실감. 작가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이 인생 역전의 꿈을 꾸는 과정을 매우 현실적으로 그려냅니다. 비트코인, 주식 등 단기간에 큰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유혹적인 투자 상품들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이들에게 '투자'는 단순히 돈을 불리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무력감을 해소하고 삶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도구입니다. 소설은 이러한 '일확천금'의 유혹이 어떻게 평범한 청년들을 늪으로 끌어들이는지, 그리고 그들이 겪는 심리적 동요와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개인의 실패담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강요하는 '빠른 성공'의 압박이 낳은 비극적인 초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노력'이 더 이상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청춘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기회를 찾는지, 그리고 그들이 겪는 좌절이 얼마나 깊은지 솔직하게 보여줍니다. 이들의 삶은 드라마의 화려한 성공 신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바로 그 지점이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힘입니다.

성장통을 겪는 청춘들: 서투른 몸부림 속 빛나는 연대

『달까지 가자』는 자칫 무거운 주제를 다루지만, 작가 특유의 재치 있는 문체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 덕분에 시종일관 유쾌하고 흡입력 있게 전개됩니다. 특히 주인공들과 그 주변 인물들 간의 관계는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이들은 서로의 불완전함을 이해하고, 서투르게나마 서로를 위로하며 함께 성장합니다. 이들의 대화는 마치 실제 친구들의 대화를 엿듣는 것처럼 솔직하고 날카로우며, 동시에 따뜻한 위로를 건넵니다. 투자라는 차갑고 이성적인 세계 속에서 피어나는 이들의 진한 우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정적 공감을 선사합니다. 소설은 결국 투자의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를 넘어, 그 과정에서 이들이 무엇을 얻고 잃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금전적인 이득을 얻지 못했을지라도, 서로에게 의지하는 법을 배웠고, 자신의 삶에 대한 주체적인 태도를 되찾게 됩니다. '달'이라는 거창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은 사실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성장통의 시간이었습니다. 이 소설은 '인생 한 방'을 꿈꾸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관계는 어떤 성공보다 값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사회의 새로운 가족 형태를 제시합니다. 혈연이나 지연으로 맺어진 관계가 아니라, 비슷한 고민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동료이자 친구들이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입니다. 이들의 서툴지만 진실된 연대는 사회적 안전망이 약해진 시대에 우리가 기대야 할 새로운 희망을 보여줍니다. 또한,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장은 소설에 속도감과 몰입감을 더합니다. 복잡한 사건이나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도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파고드는 힘은 장류진 작가만의 독보적인 재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솔직한 자기 고백, 그리고 세대를 향한 따뜻한 위로

장류진 작가님의 『달까지 가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불안한 미래를 헤쳐나가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의 모습을 가장 솔직하고 진솔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이 책은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뻔한 위로 대신, 현실의 아픔을 인정하고, 그 아픔 속에서도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가는 청춘들의 서투른 몸부림을 응원합니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은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얻게 될 것입니다. 『달까지 가자』는 물질적 풍요를 좇는 과정에서 우리가 잃어버리기 쉬운 관계의 소중함과 삶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필독서입니다.